씨앗, 믿음,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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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살다 죽으면 끝인가? 아니면 또 다른 삶의 시작인가?

시편 71편은 다윗이 노년에 지은 시편입니다. 9절에서 ‘늙을 때에도’라는 표현과 18절에 ‘늙어 백발이 될 때에도’라는 표현이 구체적으로 이를 말해줍니다. 마치 다윗의 아들 솔로몬이 노년에 전도서를 쓴 것과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사람이 늙게 되면 그제서야 인생을 안다고들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인생을 알게 된 사람은 하나같이 공통적인 고백을 합니다. 바로 인생은 나그네길 이라는 깨달음입니다.

1988년 원로가수 최희준의 ‘하숙생’이라는 노래 가사가 생각납니다. “인생은 나그네 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구름이 흘러가듯 떠~돌다 가는 길에 정일랑 두지 말자 미련일랑 두지 말자. 인생은 나그네 길. 구름이 흘러가듯 정처없이 흘러서 간다. 인생은 벌거숭이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가.”

솔로몬도 노년에 전도서를 쓰면서 비슷한 표현으로 시작합니다. “전도자가 이르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해 아래에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사람에게 무엇이 유익한가.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되 땅은 영원히 있도다.”

믿는 자의 인생은 죽음까지도 축복입니다

그런데 이 두 고백은 비슷하면서도 큰 차이가 있습니다. 바로 한쪽은 인생은 짧고 죽으면 끝이니 큰 의미 두지 말라는 의미이고, 한쪽은 인생보다 더 귀한 죽음 이후의 삶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차이가 바로 믿음의 차이입니다.

지금 다윗은 노년이 되어서도 믿음의 고백을 합니다. 다윗은 처음부터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고백하며, 자신이 오직 의지할 분은 하나님 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하나님을 구원, 반석, 산성, 소망, 의지로 표현합니다. 특히 5절에 ‘내가 어릴 때부터 신뢰한 이시라’는 표현은 그가 얼마나 평생 동안 하나님을 의지해 왔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사실 이것이 성경이 말하는 인생관입니다. 우리는 육이 살아있는 동안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늘 행복할 수는 없습니다. 생사화복, 길흉화복을 모두 경험하며 살아갑니다. 이는 믿는 자나 믿지 않는 자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믿음으로 하나님을 의지하는 우리 믿는 자는 좀 다릅니다. 불신자의 삶은 인생에 의지할 존재가 없습니다. 인간은 잠시 의지할 수 있으나 결국 유한하며 해줄 수 있는 것도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사는 동안 의지할 하나님이 계십니다. 그 하나님이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하십니다. 그분의 은혜로 우리를 회복시키고 살리십니다.

야곱과 요셉은 믿음으로 죽음을 준비하며 살았습니다

창세기 47장에서는 야곱이 죽은 줄 알았던 요셉을 애굽에서 다시 만나는 장면이 나옵니다. 애굽의 총리가 된 요셉이 아버지 야곱을 반기며 자신이 섬기는 애굽 왕에게 소개하였고, 애굽 왕은 가족들이 좋은 땅에서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고센 땅을 허락합니다.

이 과정에서 바로가 야곱에게 나이를 묻는데 야곱의 대답이 이렇습니다. “야곱이 바로에게 아뢰되 내 나그네 길의 세월이 백삼십년 이니이다 내 나이가 얼마 못 되니 우리 조상의 나그네 길의 연조에 미치지 못하나 험악한 세월을 보내었나이다 하고 야곱이 바로에게 축복하고 그 앞에서 나오니라(창 47:9-10)”.

그러고 보면 야곱은 참 기이한 인생을 살았습니다. 에서와 다툼으로 사랑하는 부모님과 이별하여 떨어져 살았고, 결혼을 위해 20년 동안 장인의 집에서 종살이를 해야 했으며, 가장 사랑하던 아들 요셉이 짐승에 물려 죽은 줄 알고 무려 13년을 또 슬퍼해야 했습니다. 그러니 얼마나 그 인생이 고난의 길이었겠습니까.

그러나 야곱은 자신의 인생을 한탄하며 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 땅에서의 인생은 짧아도, 하나님과 함께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는 천사와 씨름한 유일한 사람이었으니까요. 돌 배게를 성전의 기둥삼아 예배를 드렸던 사람이니까요.

그의 조상들 중 노아 때 까지는 평균나이가 900대였는데 자신이 바로 앞에 섰을 때는 130세 정도였으니, 오히려 조상들보다 빨리 죽는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빨리 죽는다는 사실에 실망하지 않고 오히려 바로를 축복하고 요셉과 아이들을 축복합니다.

다윗 또한 야곱만큼이나 기이한 인생을 살았습니다. 야곱은 쌍둥이 친형 에서로부터 도망갔고, 다윗은 아들 압살롬에게서 도망을 갔습니다. 그러나 야곱은 결국 에서와 화해했고, 죽은 줄 알았던 요셉과 만났습니다.

다윗은 다시 왕궁으로 들어가 이스라엘을 다스렸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기도하면서 하나님 붙들고 의지하여 은혜를 입었습니다.

어떻게 준비했냐구요? 고난 중에도, 평안 중에도 늘 기도했습니다

더욱 은혜가 되는 것은 다윗은 고난 중에도 기도했지만, 평안 중에도 기도했다는 것입니다.

그는 늘 하나님의 능력에 대한 감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노년에 되어 이제 나라도 평안하여 부국강병의 꿈을 이루어 더 부족할 것이 없고 더 필요한 것도 없을만큼 안전했던 삶에도, 마치 하나님이 자신을 버릴 것처럼 표현하며 간절히 임재를 구합니다.

시편의 위로
▲시편의 위로 백성훈 | CLC | 280쪽 | 13,000원
본문에는 자신을 버리지 말아달라고 기도합니다. 정말 간절하게 자신이 늙었지만 버리지 말고 여전히 동행하여 달라고 간구합니다. 인생을 살아보니, 하나님과의 동행이 가장 큰 축복임을 알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가난할 때도 부할 때도 하나님을 구해야 합니다. 야곱은 쌍둥이 형제인 에서와 다투고 도망갔고, 다윗은 아들 압살롬에게서 도망을 갔습니다. 야곱은 사랑하는 부모님에게서 떠나 살아야 했으며 다윗은 사랑하는 부모님을 모압 땅에 맡겨두고 떠나야 했습니다.

야곱은 아들 요셉이 짐승에게 물리어 죽은 줄 알고 13년을 살아야 했고, 다윗은 아들의 배반과 죽음 앞에 슬퍼해야 했습니다. 야곱은 천사와 씨름하였고 돌 배게를 성전삼아 예배하였고, 다윗은 빛이 없는 동굴에서 하나님의 빛을 노래하여 수많은 시편을 썼습니다.

그리고 야곱은 라헬을 얻었을 때도 열두 아들을 낳았을 때도 하나님을 찬양했고, 다윗은 노년에 부국강병을 이루고 평안을 누릴 때에도 하나님께 자신을 버리지 말라고 간구하며 기도했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가난할 때도 부할 때도 기도했고, 하나님을 찾았습니다. 믿음은 우리의 삶의 어떠함에도 늘 변함없이 하나님을 찾는 것입니다.

항상 기도하며 죽음까지 믿음으로 준비하는 인생을 살아야 합니다

우리 믿는 자들은 그렇게 살아갑니다. 많은 것을 따지고 계산하지 않습니다. 그저 하나님 동행하시며 주시는 마음이 있으면 그 마음에 순종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면 하나님이 또 채워주십니다. 그것을 믿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당장의 어려움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갑니다.

다윗은 당장 고난이 있지만, 장차 하나님이 행하실 일들을 기대했습니다. 20절에서 “우리에게 여러 가지 심한 고난을 보이신 주께서 우리를 다시 살리시며 땅 깊은 곳에서 다시 이끌어 올리시리이다”라고 고백했습니다.

이렇게 시편이 마무리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동행하심을 묵상하며 살아가면 됩니다. 그것이 가장 큰 축복입니다.

오늘도 하나님이 동행하시며 기도하며 영혼이 호흡하는 축복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백성훈
▲백성훈 목사.

백성훈 목사(김포 이름없는교회)
<팀사역의 원리>, <시편의 위로> 저자